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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테이션 - 더글라스 케네디

내가 읽은 두번째 더글라스 케네디.

(표지의 남자는 볼 때마다 섬뜩하다!)



나는 이상주의적이다.

그래서 문학 같은 경우에도

꿈과 희망이 가득한 것을 좋아한다.


반면에 더글라스 케네디의 소설은

굉장희 건조하다.

주인공들은 꿈을 가지고 살아가지만

각박한 현실에 처참히 밟히고 만다.

설령 그 꿈이 실현되었다고 해도

실현에서 비롯되는 성취감이나 희열보다는

꿈을 이룬 자 앞에 놓여진 또다른 현실에 대한 비중이 높다.



소설이 묘사하는 현실의 비현실성


내 취향과는 거리가 멀어보이지만

소설이 묘사하고 있는 현실이

얼마나 비현실적인지 경험하는 재미가 있다.


상승

주인공 데이비드는 오랜 무명 생활 끝에

마침내 '셀링 유'를 팔면서 성공궤도에 오른다.


사실 '셀링 유'를 판 것 자체는 큰 성공이 아니었다.

데이비드가 처음으로 판 대본이고

처음치고는 높은 가격이 매겨졌다는 게 전부였다.


하지만 이로 인해 데이비드는 연쇄적인 성공을 경험하고

성공의 스케일은 갈수록 커져간다.

다른 방송사에 다른 작품에 대한 추가계약을 하고

사랑하는 여인을 얻고

셀링유의 반응이 좋아 차기 시즌 계약을 하고

갑부 필립의 리조트에 초대받아 호화생활을 즐긴다.

마지막에는 에미상까지 수상하게 된다.


하강

데이비드는 테오라는 기자의 칼럼 떄문에 몰락하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연인과 서먹해지고

테오를 폭행하다가 뉴스에 실리고

사랑하는 딸에 대해 접근제한을 받고

결국 작가로서의 수명이 끝나

작필용 노트북도 처분하고

LA를 떠나 은거생활을 하게 된다.


재상승

필립이 데이비드를 옹호하는 입장을 표명하고

TV쇼에 같이 출연해 데이비드는 명예를 회복한다.



이렇듯 템테이션은 사소하게 보이는 사건으로

사람의 지위가 비현실적으로 상승하고 하강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지위가 변하면서 당사자를 대하는

주변 사람들의 태도가 얼마나 비현실적으로 바뀌는지를

극적으로 보여준다.


비록 이 소설은 꿈도 희망도 없지만

소설에 묘사된 극적인 성공과 실패에 따른 극적인 변화,

그리고 그러한 현실은 무덤덤하게 받아들이는 주인공의 태도는

정말 신선한 충격이었다.